사랑니를 뽑고 나서 이제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거울을 보니 웬걸, 잇몸을 꿰맨 실밥이 풀려있나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거 괜찮은 건가?’, ‘다시 치과에 가야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설 겁니다. 특히 매복 사랑니를 뽑아 절개까지 한 상황이라면 불안감은 더욱 커지기 마련입니다. 마치 중요한 나사가 하나 풀린 듯한 찜찜한 기분,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텐데요. 하지만 너무 걱정부터 하진 마세요. 사랑니 실밥 풀림, 생각보다 흔한 일이며 모든 경우가 응급 상황은 아니랍니다.
사랑니 실밥 풀림 핵심 요약
- 실밥 풀림 자체는 흔한 현상이며, 시기와 증상에 따라 대처가 달라집니다.
- 발치 초기의 실밥 풀림과 함께 심한 통증, 출혈이 동반된다면 즉시 치과에 연락해야 합니다.
- 특별한 증상 없이 실밥 제거 시기가 임박해서 풀린 경우라면 대부분 자연스러운 치유 과정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실밥은 왜 꿰매고, 또 왜 풀리는 걸까?
사랑니, 특히 아래 사랑니나 잇몸을 절개해야 하는 매복 사랑니를 뽑고 나면 대부분 봉합 과정을 거칩니다. 잇몸을 꿰매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벌어진 잇몸을 당겨서 지혈을 돕고, 둘째, 발치 구멍에 음식물이 끼는 것을 막아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발치된 공간에 피가 고여 형성되는 ‘혈병(피딱지)’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혈병은 잇몸뼈와 새살이 차오르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실밥은 왜 풀리는 걸까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 자연스러운 현상: 잇몸이 아물면서 붓기가 빠지고 새살이 차오르면 봉합 부위가 느슨해지면서 실밥이 풀릴 수 있습니다. 특히 저절로 녹아 없어지는 ‘녹는 실’의 경우, 어느 정도 역할을 다하면 자연스럽게 풀리거나 끊어지기도 합니다.
- 물리적 자극: 무의식중에 혀나 손가락으로 발치 부위를 건드리거나, 양치질을 하다가 칫솔에 걸리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먹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구강 내 압력 변화: 빨대를 사용하거나, 흡연, 침을 세게 뱉는 행위, 심한 기침이나 재채기는 구강 내 압력을 높여 봉합 부위에 자극을 주어 실밥이 풀리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땐 반드시 치과로! 재봉합이 필요한 경우
모든 실밥 풀림이 괜찮은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지체 없이 발치했던 치과나 구강외과에 연락하고 방문해야 합니다.
발치 후 1~3일 이내에 풀렸을 때
발치 직후는 치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때 실밥이 풀리면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혈병이 떨어져 나갈 위험이 큽니다. 혈병이 탈락하면 잇몸뼈가 그대로 노출되는 ‘드라이소켓(건성치조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치유 기간을 매우 길어지게 만드는 주된 합병증입니다. 발치 초기에 실밥이 풀렸다면 재봉합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으니 반드시 치과의사의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심한 통증이나 출혈이 동반될 때
사랑니 발치 후 통증과 약간의 출혈은 정상적인 회복 과정이지만, 그 정도가 심상치 않다면 문제입니다. 진통제를 먹어도 가라앉지 않는 심한 통증이 갑자기 시작되거나, 거즈를 물고 압박해도 멈추지 않는 출혈이 있다면 이는 감염이나 다른 합병증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실밥이 풀리면서 상처 부위가 벌어져 통증과 출혈이 심해진 것일 수 있으므로 응급 처치가 필요합니다.
붓기가 점점 심해지거나 고름이 나올 때
발치 후 붓기는 보통 2~3일째에 가장 심했다가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하지만 실밥이 풀린 후 붓기가 더 심해지거나, 발치 부위에서 노란 고름이 나오고 심한 구취가 난다면 감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경우, 항생제 치료와 함께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소독하고 재봉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재봉합 필요 신호 | 상세 증상 |
|---|---|
| 시기 | 발치 후 1~3일 이내에 풀림 |
| 통증 | 진통제로 조절되지 않는 극심한 통증 |
| 출혈 | 지혈을 해도 멈추지 않고 계속 피가 나는 경우 |
| 염증 징후 | 심해지는 붓기, 고름, 발열, 심한 악취 |
안심해도 괜찮아요! 재봉합이 필요 없는 경우
반대로, 실밥이 풀렸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치유 과정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실밥 제거 시기가 가까워졌을 때
일반적으로 사랑니 실밥은 발치 후 7~10일 사이에 제거합니다. 만약 실밥 제거를 하루 이틀 앞둔 시점에서 실밥이 저절로 풀렸다면, 이미 잇몸이 어느 정도 아물어 실밥의 역할이 거의 끝났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특별한 통증이나 출혈 등의 증상이 없다면 굳이 재봉합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녹는 실을 사용한 경우
치과에 따라 녹는 실(흡수성 봉합사)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녹는 실은 말 그대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녹아 사라지기 때문에, 치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풀리거나 끊어질 수 있습니다. 발치 전 어떤 종류의 실을 사용했는지 치과의사에게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한 증상이 동반되지 않을 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증상’입니다. 실밥이 풀린 것을 발견했지만, 발치 부위에 특별한 통증이 없고, 피가 나지 않으며, 붓기도 가라앉는 중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잇몸이 잘 아물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음식물이 끼지 않도록 구강 위생 관리에 조금 더 신경 써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랑니 실밥 풀림, 현명한 대처법과 예방법
실밥이 풀렸을 때 당황해서 섣부른 자가 진단을 내리기보다는, 올바른 순서에 따라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치과에 먼저 연락하세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은 발치한 치과에 바로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지시를 따르는 것입니다. 본인의 상태(발치 후 며칠이 지났는지, 통증이나 출혈 유무 등)를 정확하게 전달하면, 치과 방문이 필요한지 아니면 경과를 지켜봐도 되는지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치과 방문 전, 이렇게 관리하세요
- 자극 주지 않기: 풀어진 실밥이나 발치 부위를 혀나 손가락으로 절대 만지지 마세요. 감염의 위험을 높일 뿐입니다.
- 부드러운 구강 관리: 양치질은 발치 부위를 피해 조심스럽게 하고, 처방받은 가글액(헥사메딘 등)이나 식염수로 가볍게 헹궈내어 청결을 유지해야 합니다.
- 음식물 주의: 식사는 죽이나 요거트 같은 유동식을 위주로 하고,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예방이 최고의 치료입니다
실밥 풀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결국 ‘발치 후 주의사항’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답입니다.
- 금연 및 금주: 흡연과 음주는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염증을 유발하여 상처 치유를 더디게 만듭니다. 이는 드라이소켓의 주요 원인이기도 합니다.
- 빨대 사용 금지: 빨대를 빠는 행위는 구강 내 압력을 높여 혈병을 탈락시키고 실밥을 풀리게 할 수 있습니다.
- 생활 습관: 수술 후 며칠간은 격렬한 운동이나 사우나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랑니 실밥 풀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상태를 침착하게 살핀 뒤, 필요하다면 전문가인 치과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올바른 대처와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해 건강하게 회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