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원인, 신생아 및 영유아에게 나타나는 위험 신호 5가지
열이 조금 나는 아이, 그저 감기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갑자기 아이가 축 늘어지고 숨쉬기 힘들어한다면 어떠신가요? “설마 우리 아이에게 그런 일이 생기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소한 감염에서 시작된 패혈증은 순식간에 아이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폐렴’이 심해지면 걸리는 병으로 오인하여 ‘폐혈증’으로 잘못 알고 계시지만, 정확한 명칭은 ‘패혈증’입니다. 이는 단순히 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 전체의 면역 체계가 무너지는 심각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실제로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오히려 자신의 장기를 공격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특히 면역 체계가 아직 미성숙한 신생아나 영유아에게는 그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감기처럼 보이는 초기 증상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패혈증, 핵심만 먼저 확인하세요
- 패혈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 감염에서 시작되지만, 진짜 원인은 감염에 대한 우리 몸의 과도한 면역 반응, 즉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SIRS)’입니다.
- 폐렴, 요로감염, 뇌수막염 등 모든 종류의 감염이 패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 영유아, 노인, 만성질환자는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 신생아와 영유아는 고열이나 저체온증, 빠른 호흡, 피부색 변화, 축 처지는 모습, 젖을 잘 빨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패혈증, 감염보다 무서운 우리 몸의 반란
흔히 패혈증의 원인을 세균이나 바이러스 자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진짜 원인은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 체계의 오작동에 있습니다. 감염이 발생하면 면역 체계는 침입한 균과 싸우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반응이 통제되지 않고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바로 패혈증입니다.
단순 감염과 패혈증의 차이
예를 들어, 팔에 상처가 나면 그 부위만 빨갛게 붓고 아픈 ‘국소적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는 정상적인 면역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 감염이 혈액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면, 면역 체계는 전신에 걸쳐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SIRS)’ 상태에 빠집니다. 이 단계부터를 패혈증이라고 부르며, 이때부터 우리 몸의 장기들이 손상되기 시작합니다.
패혈증으로 가는 위험한 과정
패혈증은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염증 반응은 혈관을 손상시키고 혈압을 급격히 떨어뜨려 ‘패혈성 쇼크’를 유발합니다. 패혈성 쇼크 상태에 이르면 혈액이 주요 장기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여러 장기가 동시에 기능을 잃는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지며,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 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패혈증을 일으키는 숨겨진 원인들
패혈증은 특정 질병이라기보다는 다양한 감염증의 합병증으로 발생합니다.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감염이 패혈증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몸을 침투하는 적들
패혈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세균 감염이지만, 바이러스, 진균(곰팡이), 기생충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어느 부위에 감염이 생기든, 원인균이 혈액으로 침투하면 패혈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든 감염이 패혈증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다음은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요 감염 질환들입니다. 사소하게 여겼던 질환들이 생명을 위협하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 감염 부위 | 관련 질환 |
|---|---|
| 호흡기계 | 폐렴, 중이염 |
| 비뇨기계 | 요로감염, 신우신염 |
| 소화기계 | 복막염, 담낭염, 맹장염 |
| 신경계 | 뇌수막염 |
| 피부 및 연조직 | 봉와직염, 욕창, 상처 감염, 수술 부위 감염 |
| 기타 | 골수염, 감염성 심내막염 |
특히 주의가 필요한 고위험군
누구에게나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우리 아이와 가족이 고위험군에 속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
신생아와 영유아는 아직 면역 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감염에 매우 취약합니다. 반대로 노인은 노화로 인해 면역 기능이 저하되어 패혈증 위험이 높습니다. 이처럼 면역력 저하는 패혈증의 주요 위험 요인입니다.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당뇨병, 암, 신부전, 간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자는 면역력이 약해져 있어 패혈증 발생 위험이 큽니다. 또한,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 장기이식을 받은 경우에도 면역 체계가 억제되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의료 환경 속 위험 요인
병원에 장기간 입원 중인 환자, 특히 중심정맥 카테터나 인공호흡기 등 의료 기구를 사용 중인 환자는 기구를 통해 균이 침투할 위험이 있어 병원 내 감염에 의한 패혈증을 조심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균의 증가도 패혈증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신생아 및 영유아 패혈증, 놓치면 안 되는 위험 신호 5가지
성인과 달리 신생아나 영유아는 아파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가 위험 신호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음 5가지 증상은 패혈증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는 위험 신호이므로 반드시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신호 1 체온의 급격한 변화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생아나 어린 영아의 경우 오히려 36도 이하의 저체온증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온이 정상이더라도 다른 위험 신호가 함께 나타난다면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신호 2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호흡이 빨라져요
숨을 쉴 때마다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평소보다 호흡이 눈에 띄게 빨라지는 ‘빈호흡’은 위험한 신호입니다. 아이가 숨쉬기 힘들어하며 코를 벌름거리거나, 숨을 들이쉴 때 가슴이 쑥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신호 3 피부색이 창백하거나 얼룩덜룩해져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가 창백해지거나, 입술이나 손끝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가 얼룩덜룩하게 보이는 것도 패혈증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신호 4 아기가 축 늘어지고 젖을 잘 빨지 못해요
평소보다 아기가 기운 없이 축 늘어지고, 잠만 자려고 하거나, 깨워도 반응이 없는 것은 매우 위험한 증상입니다. 또한 젖이나 분유를 빠는 힘이 현저히 약해지거나 아예 먹으려 하지 않는 것도 패혈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신호 5 계속되는 구토나 설사
아기에게 구토나 설사는 흔한 증상이지만, 다른 위험 신호와 함께 나타나거나, 먹은 것을 계속 토하고 탈수 증상을 보인다면 패혈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패혈증 진단과 치료
패혈증은 시간이 생명입니다.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조기 진단을 받고 신속하게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의심에서 확진까지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과 상태를 바탕으로 패혈증을 의심하고, 원인균을 찾기 위해 혈액 배양 검사를 시행합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이 걸리므로, 백혈구 수치나 C-반응성 단백(CRP), 프로칼시토닌 같은 염증 수치를 확인하여 진단에 도움을 받습니다. 또한 장기 기능 장애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젖산 수치를 확인하거나 SOFA 점수와 같은 평가 도구를 사용합니다.
시간과의 싸움, 패혈증 치료법
패혈증 치료의 핵심은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진단이 내려지면 원인균이 밝혀지기 전이라도 다양한 종류의 세균에 효과가 있는 광범위 항생제를 즉시 투여합니다. 동시에 떨어진 혈압을 올리기 위해 수액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며, 수액 치료에도 혈압이 오르지 않으면 혈압을 높이는 승압제를 사용합니다. 호흡 곤란이나 의식 저하 등 증상이 심각할 경우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 등 집중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치료는 예방입니다
패혈증은 일단 발생하면 매우 위험하지만,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그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의 중요성
폐렴구균, 뇌수막염균,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 백신 등은 패혈증의 주요 원인이 되는 세균 감염을 막아주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입니다. 국가예방접종 일정에 맞춰 아이에게 필요한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 속 위생 관리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예방법은 바로 ‘손 씻기’입니다. 외출 후,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또한 아이에게 상처가 생겼을 때는 즉시 깨끗하게 소독하고 관리하여 상처 감염을 막는 것이 패혈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