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를 뽑고 두 시간이 넘도록 피가 멈추지 않아 당황하고 계신가요? 혹시 뭔가 잘못된 건 아닐까, 밤이나 주말이라 치과도 문을 닫았는데 어떡해야 하나 걱정이 많으실 겁니다. 마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출혈에 불안한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사랑니 발치 후 비슷한 경험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경우 간단한 응급 처치로 해결할 수 있으며, 올바른 사후 관리만 따른다면 문제없이 회복할 수 있습니다.
사랑니 발치 후 지혈, 핵심만 콕콕
- 거즈를 정확한 위치에 다시 꽉 물고 최소 1~2시간 동안 압박 지혈을 시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입안의 압력을 높여 혈병(피떡)을 탈락시킬 수 있는 침 뱉기, 빨대 사용, 흡연, 음주는 절대 금물입니다.
- 출혈이 계속되고 어지럼증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응급실이나 야간 진료 치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사랑니 발치 후, 왜 피가 멈추지 않을까요?
사랑니 발치는 단순한 치아 제거가 아닌, 잇몸을 절개하고 경우에 따라 뼈를 삭제하기도 하는 수술 발치입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출혈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보통 치과에서 물려준 거즈를 1~2시간 꽉 물고 있으면 대부분 지혈이 됩니다. 하지만 2시간이 지나도 피가 멈추지 않거나, 멎었던 피가 다시 나는 ‘재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압박 지혈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거즈를 발치 부위에 정확히 위치시키지 않았거나, 충분히 강하게 물고 있지 않으면 압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지혈이 어렵습니다. 말을 하거나 입을 움직이는 행동도 거즈의 위치를 바꾸어 압박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혈병(피떡)이 조기에 탈락한 경우
발치 후에는 발치된 공간에 피가 고여 ‘혈병’이라는 피떡이 생깁니다. 이 혈병은 상처를 보호하고 잇몸과 치조골의 회복을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침이나 피를 뱉는 행위, 빨대 사용, 흡연 등은 입안에 음압을 발생시켜 혈병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혈병이 너무 일찍 떨어져 잇몸뼈가 노출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출혈이 다시 시작될 수 있으며, 이는 ‘드라이소켓(건성치조골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혈병 탈락을 유발하는 행동 | 피해야 하는 이유 |
|---|---|
| 침이나 피 뱉기 | 입안의 압력을 높여 혈병을 떨어뜨리고 재출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 빨대 사용 | 음료를 빨아들이는 힘이 혈병을 탈락시킬 수 있습니다. |
| 흡연 및 음주 | 흡연 시 빨아들이는 행동이 음압을 만들고, 니코틴과 알코올 성분은 혈관을 확장시켜 지혈을 방해하고 염증을 유발합니다. |
| 과격한 운동 및 사우나 | 혈압을 높여 출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발치 후 일주일 정도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기타 원인
매복 사랑니처럼 발치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웠던 경우, 출혈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스피린과 같이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고혈압, 간 기능 저하 등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지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발치 전 반드시 치과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2시간 넘게 피가 멈추지 않을 때, 단계별 해결책
사랑니 발치 후 2시간이 지나도 출혈이 계속된다면, 당황하지 말고 다음의 응급 처치 방법을 차근차근 따라 해보세요.
1단계: 올바른 방법으로 압박 지혈 다시 시도하기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새 멸균 거즈 준비: 치과에서 여분으로 받은 멸균 거즈를 사용합니다. 만약 거즈가 없다면, 약국에서 구매하거나 깨끗한 녹차 티백을 물에 적셔 사용해도 좋습니다. 녹차의 타닌 성분이 혈액 응고를 돕는 효과가 있습니다.
- 정확한 위치에 놓기: 거즈를 2~4겹으로 접어 사랑니를 뺀 자리 위에 정확히 올립니다.
- 강하게 물고 있기: 위아래 치아가 아닌, 잇몸으로 거즈를 꾹 누른다는 느낌으로 최소 1시간 이상 단단히 물고 있습니다. 이 시간 동안에는 말을 하거나 음식을 섭취하는 등 입을 움직이는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 침과 피는 삼키기: 입안에 고이는 침과 피는 뱉지 말고 삼켜야 합니다. 뱉는 행동은 압력을 유발해 지혈을 방해합니다.
2단계: 보조적인 방법 병행하기
압박 지혈과 함께 다음 방법을 병행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냉찜질: 발치 부위 바깥쪽 뺨에 얼음찜질을 10분 하고 5분 쉬는 것을 반복하면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과 붓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머리 높게 하기: 누울 때는 평소보다 베개를 높게 베어 머리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두면 발치 부위로 혈액이 쏠리는 것을 막아 지혈에 도움이 됩니다.
- 휴식: 무리한 활동은 혈압을 높일 수 있으니,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럴 땐 꼭 치과나 응급실에 가야 합니다
위의 방법들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 거즈를 물고 있어도 피가 입안에 흥건하게 고일 정도로 출혈이 심할 때
- 어지럼증, 식은땀, 호흡 곤란 등 과다 출혈로 인한 증상이 나타날 때
-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발열이나 심한 악취가 동반될 때 (드라이소켓 의심)
주말이나 새벽이라 치과 진료가 어렵다면, 가까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응급실에서는 출혈의 원인을 파악하고 지혈제 사용, 재봉합 등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회복을 위한 발치 후 관리법
지혈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재출혈과 드라이소켓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고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발치 후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식사
마취가 완전히 풀린 후에 식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마취가 덜 풀린 상태에서 음식을 씹다가 혀나 볼을 깨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치 당일에는 죽이나 요거트처럼 부드럽고 차가운 유동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상처 부위를 자극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출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구강 관리
발치 부위의 감염을 막기 위해 구강 위생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치 당일에는 칫솔질 대신 처방받은 가글액이나 소금물로 가볍게 헹구는 것이 좋습니다. 헹굴 때는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물을 머금고 머리를 좌우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부드럽게 헹궈내야 합니다. 다음 날부터는 발치 부위를 피해 부드럽게 양치질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방약 복용
치과에서 처방해준 진통제, 소염제, 항생제는 통증 조절과 감염 예방을 위해 지시대로 모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이 없다고 해서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사랑니 발치 후 출혈이 멈추지 않는 것은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경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지혈 방법을 숙지하고 침착하게 대처한다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치 부위에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어 건강한 혈병이 잘 유지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만약 자가 처치로도 지혈이 되지 않거나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의료 기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