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를 뽑았는데 지혈이 안 돼서 밤새 걱정하셨나요? 거즈를 꽉 물고 있었는데도 베개에 피가 묻어 나와 당황하셨을 겁니다.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에 새벽 내내 인터넷을 뒤적이며 불안에 떨었을 당신의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사랑니 발치 후 지혈이 안 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대부분은 간단한 조치로 해결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지, 어느 시점에 병원에 다시 연락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 글을 통해 그 막막함과 불안감을 시원하게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사랑니 지혈 안될 때 핵심 요약
- 거즈를 정확한 위치에 다시 꽉 물고 최소 1~2시간 동안 압박 지혈을 시도해야 합니다.
- 피와 침을 뱉지 말고 삼키는 것이 중요하며, 빨대 사용, 흡연, 음주는 절대 금물입니다.
- 새로운 거즈를 댔음에도 30분~1시간 안에 거즈가 완전히 흠뻑 젖을 정도의 출혈이 지속된다면 즉시 치과에 연락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사랑니 발치 후, 피는 언제까지 날까요? 정상적인 지혈 과정 알아보기
사랑니 발치 후 출혈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치아를 뽑은 자리, 즉 발치와(拔齒窩)에는 피가 고여 ‘혈병(血餅)’ 또는 ‘피떡’이라고 불리는 덩어리가 생성됩니다. 이 혈병은 외부 세균으로부터 상처를 보호하고, 잇몸과 치조골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발치 후 2~3시간 정도는 피가 조금씩 스며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며, 침에 섞여 나오는 소량의 피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치과에서는 발치 직후 거즈를 물려주며 보통 1~2시간 동안 꽉 물고 있으라고 안내합니다. 이는 발치 부위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병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도록 돕는 가장 기본적인 압박 지혈 방법입니다.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느껴질 수 있지만, 지혈을 위해 거즈를 제대로 물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혈을 위한 올바른 거즈 사용법
단순히 거즈를 물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위치’에 ‘충분한 압력’을 가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거즈를 어금니 전체로 살짝 물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효과적인 압박이 어렵습니다.
- 정확한 위치: 거즈를 두툼하게 접어 사랑니를 뽑은 바로 그 부위에 정확히 위치시킵니다.
- 충분한 압력: 위아래 치아로 지그시, 그리고 꾸준한 힘으로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말을 하거나 입을 벌리면 압력이 분산되어 지혈 효과가 떨어지니 주의해야 합니다.
- 충분한 시간: 최소 1시간에서 2시간은 꽉 물고 있어야 합니다. 중간에 궁금하다고 거즈를 자주 갈거나 뱉어내면 애써 형성되던 혈병이 탈락하여 재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2시간 후에도 피가 계속 스며 나온다면, 치과에서 받은 여분의 새 거즈로 교체하여 1시간 정도 더 물고 있어 보세요. 이때 마른 거즈보다는 생리식염수나 깨끗한 물에 살짝 적신 거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른 거즈는 형성된 혈병에 달라붙어 떼어낼 때 함께 떨어져 나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비정상인데?” 병원에 전화해야 할 위험 신호
대부분의 출혈은 앞서 설명한 방법으로 멈추지만, 몇 가지 상황에서는 반드시 치과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주말이나 새벽 시간이라도 주저하지 말고 병원에 연락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를 알려드립니다.
과다 출혈의 기준
어느 정도의 출혈이 ‘비정상 출혈’ 또는 ‘과다 출혈’일까요? 자가 진단을 위한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상적인 출혈 | 병원 연락이 필요한 출혈 (비정상 출혈) |
|---|---|
| 거즈를 제거했을 때 피가 살짝 묻어나는 정도 | 새 거즈로 교체 후 30분~1시간 이내에 거즈가 완전히 흠뻑 젖는 경우 |
| 침에 붉은 기가 섞여 나오는 정도 | 입안에 피가 고여 덩어리째 나오는 경우 |
|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량이 점차 줄어드는 경우 | 출혈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거나 오히려 양이 늘어나는 경우 |
만약 위 표에서 ‘병원 연락이 필요한 출혈’에 해당한다면, 이는 단순한 지혈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특히 매복 사랑니나 수술 발치의 경우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지체 없이 발치한 치과에 연락하거나, 여의치 않다면 가까운 대학병원 응급실 또는 야간 진료가 가능한 치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지혈을 방해하는 행동들, 절대 피하세요!
성공적인 지혈과 회복을 위해서는 발치 후 주의사항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무심코 한 행동이 출혈을 유발하고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침이나 피 뱉기: 입안에 압력(음압)을 발생시켜 형성된 혈병을 탈락시키는 가장 주된 원인입니다. 피 맛이 나더라도 불편함을 참고 삼키는 것이 좋습니다.
- 빨대 사용 및 흡연: 침을 뱉는 것과 마찬가지로 입안에 강한 음압을 유발합니다. 특히 흡연은 니코틴, 타르 등 유해 물질이 상처 부위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감염 위험을 높여 회복을 심각하게 저해합니다.
- 음주: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높여 재출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처방받은 항생제나 진통제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최소 일주일은 금주해야 합니다.
-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 발치 부위를 자극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발치 후에는 죽이나 유동식처럼 부드럽고 차가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과격한 운동, 사우나, 온찜질: 혈압을 상승시키고 체온을 높여 지혈을 방해합니다. 발치 후 2일간은 냉찜질로 붓기와 통증을 관리하고, 이후에 붓기가 빠지기 시작하면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지혈 실패가 부르는 무서운 합병증, 드라이소켓
지혈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피를 멈추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바로 ‘드라이소켓(Dry Socket)’이라는 무서운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드라이소켓은 혈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거나 너무 일찍 떨어져 나가면서 발치 부위의 잇몸뼈(치조골)가 그대로 노출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드라이소켓의 주요 증상과 원인
드라이소켓이 발생하면 일반적인 발치 후 통증과는 차원이 다른 극심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통증은 발치 후 3~5일경부터 시작되며, 진통제를 먹어도 잘 조절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귀나 관자놀이 쪽으로 뻗치는 듯한 방사통을 동반하기도 하며, 심한 악취가 날 수 있습니다.
드라이소켓의 가장 큰 원인은 혈병의 탈락입니다. 앞서 언급한 흡연, 빨대 사용, 침 뱉기 등 지혈을 방해하는 행위들이 모두 드라이소켓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발치 후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은 드라이소켓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슬기로운 발치 후 사후 관리
성공적인 회복은 병원의 역할만큼이나 환자의 사후 관리에 달려있습니다. 지혈이 완료된 후에도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감염 없이 안전하게 회복 기간을 보내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립니다.
구강 위생 관리
발치 부위에 음식물이 끼면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복 초기에는 칫솔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양치질: 발치 당일과 다음 날까지는 수술 부위를 피해 조심스럽게 양치질해야 합니다.
- 가글: 강하게 가글을 하면 혈병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처방받은 소독 가글액(헥사메딘 등)이나 식염수로 가볍게 헹궈내는 것이 좋습니다.
처방약 복용과 휴식
치과에서 처방해준 진통제, 항생제, 소염제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모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이 없다고 해서 임의로 중단하면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충분한 휴식은 신체 면역력을 높여 빠른 회복을 돕습니다. 수면 시에는 평소보다 베개를 높게 베어 머리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면 붓기와 출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랑니 발치 후 지혈이 되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올바른 방법으로 거즈를 물고 주의사항을 잘 지키면 출혈은 자연스럽게 멈춥니다.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만약 거즈가 피로 흠뻑 젖는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회복을 응원합니다.